아동의 읽기 능력 발달

1. 읽기발달을 위한 기초 능력: 음운인식 발달

아동의 읽기 능력은 학령기 학습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은 틀림이 없다. 읽기문제는 학습장애의 다양한 현상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지만, 읽기문제 자체는 아동이 학교에 가서 학습문제를 보이기 전까지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학령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읽기장애를 진단받기 때문에 조기 중재를 받을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읽기문제를 보이는 아동을 조기에 선별하여 좀 더 일찍 적절한 중재를 시작한다면 이후 학령기 학습에 별다른 문제를 초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읽기장애의 조기판별은 매우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최근 논문들과 관련 결과들은 읽기장애를 조기에 판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학령기 이후에 나타나는 읽기 실패와 관련하여, 학령전기의 어떠한 특성이 이후 읽기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있다.

 

 

학령전기 아동과 학령기 아동의 읽기관련 연구들에서 학령기 이전에 이미 읽기장애를 예측할수 있는 위험변인들이 나타나며, 이에 대한 적절한 조기 선별 및 중재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대두되고있었다. 읽기는 학령전기부터 이미 시작되며 읽기관련 지식이나 기술들은 초기 학령기에 이루어지고 있다. 읽기는 일반적으로 낱말재인과 읽기 이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낱말재인은 시각적으로 제시된 낱말을 해부호화하고, 그것을 말소리로 바꾸고, 그 말소리에 해당하는 어휘를 자신의 심성어휘집에서 탐색하여 의미와 연결짓는 것을 말한다. 읽기 이해는 어휘지식과 어휘 관계에 대한 의미적 지식을 알게 되는 것을 말하며 구문지식과 세상지식을 통하여 구어에 담겨진 텍스트의 내용을 추론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읽기교육은 글에 대하여 내용이해를 목표로 하고있지만, 이러한 이해는 낱말재인 없이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따라서 낱말재인은 읽기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초기읽기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나타나며, 주로 유치원과 초기 학령기에 이루어진다. 음운인식 능력이란것은 소리구조 혹은 낱말의 음운적 구조에 대한 개인의 상위언어적 능력으로, 낱자의 소리들을 변별할 수 있으며, 각각의 소리들이 결합하여 낱말을 이루는 것을 이해하고, 음소나 음절을 분절하고 결합하거나 말소리를 분류하는 것과 같이 구어의 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음운인식 능력은 읽기발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특히 자소와 음소를 대응할 수 있는 음소인식 능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국내 언어 관련 학자인 홍성인은 한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음운인식연구에서 음운인식이 어휘력이나 지능과 같은 요소들보다 낱말재인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으며, 음운인식 능력이 낱말재인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변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초기읽기 기술은 읽기와 쓰기에 대한 개념적인 지식과 과정에 대하여 지식을 포함한다. 개념적 지식은 인쇄물의 기능에 대한 이해와 환경 속 인쇄물에 대한 인식을 포함하며, 과정에 대한 지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 아동이 글자의 이름과 소리에 대하여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읽기장애의 조기 판별을 위한 예측 요인 연구에서 학령기의 읽기장애를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들로 인쇄물 처리지식, 낱말재인과 음운인식 능력, 언어 능력 및 기억력을 들었다. 최근 연구들에서 음운인식 능력이 읽기 기술의 발달과 강한 상관을 보이는 요인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특히 학령기 초기의 해독 능력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또한 읽기와 연관있는 예측요인 연구에서 음운인식이 읽기 성취의 강력한 예측요인이며 학령기 아동의 읽기 기술에 대한 안정적인 예측인자임이 밝혀졌다.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한 음운인식발달 연구를 살펴보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큰 음운 단위에서 작은 음운단위로 음운인식이 발달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영어 음운인식기술의 일반적 발달단계를 살펴보면, 음절 수준 인식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이때 음절분절과 생략지각력이 발달하게 되고 그 다음 단계는 초두자음과 각운 인식으로, 각운이 같은 낱말을 찾는 소리범주화 능력과 낱말을 듣고 첫소리가 같은 것을 찾는 변별 능력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음소 수준에서는 각각의 음소를 합성하는 능력이나 낱말을 음소단위로 분석하는 분절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영어권 아동의 음운인식발달에서 음절에 대한 인식 능력은 4,5세 무렵에 발달하지만, 음소에 대한 인식 능력은 6,7세 이후에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음운인식 발달의 양상은 국내 연구에서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학 전 아동의 음운처리 발달과정에 대한 연구들은 음운처리 과정들이 연령에 따라 조금 빠르게, 혹은 조금 늦게 발달하는 패턴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 국내 언어재활사이자 학자인 김영태는 3-5세 한국 일반아동 180명을 대상으로 하여, 아동의 초기읽기 기술에 대해 성별과 연령에 따른 발달적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성별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연령의 차이는 유의하였다. 그 차이는 초기읽기기술의 하위과제에 따라 다소 다른 발달시기를 보였다. 활자와 관련된 인쇄물을 경험할 기회가 많아지는 3세 전반에서 3세 후반 사이에는 활자 인식과 낱글자 인식이 급격한 발달을 보였다. 글자와 소리 간의 관계를 인지하고 조작하는 음운인식 능력은 음절 읽기와 함께 4세 후반에서 5세 후반 사이에 급격한 발달을 보였으며, 글자의 기본단위를 인식하는 철자 이름대기는 창안적 쓰기와 함께 5세 전반에서 5세 후반에 급격한 발달을 보였다. 이러한 일련의 발달적 경향은 초기 읽기 기술 변인들에서 여러 가지 시각적인 정보들 중에서 문자를 인지하고 변별하는 능력이 먼저 발달한 뒤에, 글자를 의미 있는 소리단위로 인식하고 조작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