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낱말재인 능력의 발달

낱말재인은 문자로 쓰인 글을 보고, 그 기저가 되는 음운규칙을 적용하여 낱말을 인식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아동이 글을 읽고 그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하여서는 낱말재인 능력이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해야한다. 한글은 음절 문자이기 때문에 한글을 제대로 읽기 위하여서는 자소와 음소의 대응에 대한 음운인식뿐만 아니라, 음절과 음절 사이에서 자소를 음소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리의 변화에 대한 음운규칙 인식도 요구된다.

 

낱말재인 능력의 발달

 

그러므로 한글의 낱말재인에서는 음운인식에 관한 지식과 더불어 음운변동에 대한 지식과 그의 적용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음운규칙의 발달이 완성된 성인을 대상으로, 한글 낱말을 재인할 경우 음운 규칙이 적용되는 정도를 고찰해 본 선행연구는 필수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음운규칙이라 하더라도 그 적용 정도에서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하여 실제로 성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현실 언어에서는, 음운규칙이 예외 없이 적용된다고 규범으로 정해져 있는 낱말이라 할지라도 모든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발음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연구는 동일한 음운규칙이어도 낱말의 의미 유무에 따라 음운규칙별로 적용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음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낱말을 재인할 경우에 있어서 2개의 경로, 즉 시각경로와 음운경로가 사용된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시각경로에서는 철자로부터 추출된 시각적인 정보에 근거하여 심성어휘집에 있는 낱말에 바로 접근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음운경로에서는 철자정보가 우선 자소와 음소 대응 규칙에 의해 음운정보로 변환된 후 그 음운경정보에 근거하여 심성어휘집에 있는 어휘들에게 접근한다. 이 두 경로는 병렬적으로 활성화되지만 숙련된 독자가 치숙한 낱말을 처리할 때는 자소에서 해당 어휘집으로의 연결강도가 강하고 속도가 빠른 시각경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친숙하지 않은 낱말이나 무의미 낱말을 처리할 경우에는 비교적 느린 음운경로를 사용한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이중경로모형에 따르면 자소와 음소의 대응이 불규칙한 낱말을 재인할 경우에는 낱말의 의미 유무에 따라 경로의 선택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유의미 낱말은 시각경로를 통하여 심상어휘집에 도달한 후에 그 낱말의 음운정보를 사용하여 발음하지만, 무의미 낱말은 자소와 음소의 대응 규칙을 사용하는 음운경로를 통하여 발음하게 되므로 음운규칙의 적용도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이중경로모형은 읽기장애를 다룬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 것이다. 우리말의 2음절 낱말에서 일어나기 쉬운 여덟 가지 음운규칙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음운규칙 적용 능력을 분석하여 학년 간 차이가 있음을 보고 하였다. 초등학교 2학년과 5학년 82명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과 유의미 낱말 읽기를 실시한 결과, 두 학년 모두 유의미 낱말의 총 음운규칙 적용도가 무의미 낱말의 총 음운규칙 적용도보다 높았으며, 유의미 낱말은 학년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무의미 낱말은 학년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유의미 낱말에서는 2학년 및 5학년 아동이 '유음화'를 제외하고서는 모두 70% 이상의 규칙적용률을 보였으나, 무의미 낱말에서는 학년 간, 규칙 간에 차이가 많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2학년 아동이 무의미 낱말에서도 50% 이상 정확하게 적용하는 음운규칙은 폐쇄음의 비음화, 폐쇄음의 경음화, 그리고 유음-비음화인데, 5학년이 되면 그 외에도 격음화, 'ㄹ' 뒤의 경음화, 연음화에서도 50% 이상 정확하게 적용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5학년이 되어도 무의미 낱말뿐 아니라 유의미 낱말에서도 가장 낮은 적용률을 보이는 음운규칙은 '유음화'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연령이 어린 아동일수록 자소와 음소의 일치 정보에 따른 낱말재인의 접근 방식을 취하는 반면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동적인 시각적 직접 처리를 통하여 낱말재인을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즉 저빈도 낱말과 유사한 무의미 낱말을 읽을 때, 연령이 보다 어린 2학년 아동은 자소와 음소의 일치 정보를 더 사용하여 낱말을 재인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낱말 읽기 경험이 축적되고 음운규칙의 지식이 증가한 5학년 아동은 무의미 낱말을 읽을 때도 직접적인 시각 처리를 통하여 낱말을 읽으려고 시도하므로 음운규칙의 적용이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낱말재인 능력을 평가할 경우에 여러가지 하위 능력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것들은 낱말 읽기 정확도와 음운 해독 기술, 그리고 읽기 유창성이라고 이야기 한다. 낱말 읽기 정확도는 낱말 읽기는 단독으로 제시하거나 문맥을 같이 제시하여 얼마나 정확하게 읽는지를 평가하는건데, 읽기장애의 경우에는 문맥에 의존하여 읽기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맥이 없느느 과제와 있는 과제에서의 수행력 차이를 보는 것도 중요한다. 위에서 제시한 2음절 낱말 읽기 과제는 문맥 없이 낱말 읽기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과제의 예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아동의 경우 단단어 수준에서 자주 나타나는 여덟 가지 음운규칙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적용하여 읽는지 정도는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한다. 음운 해독 기술은 앞서 기초적인 음운인식 발달에서 살펴본 것처럼, 음운인식에 기초하여 자소와 음소를 어떻게 대응해서 읽어 내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읽기유창성은 막힘이나 주저함 없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인데, 읽기유창성은 기본적으로 낱말을 인식하여 어느 정도 정확하게 읽게 된 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므로 2-3학년 정도에 특히 중요한 읽기평가의 요소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